호남 찾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최고위서는 계파 정면충돌

조영재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2 15: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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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원팀·원보이스…李정부 성공에 최선" 결집 강조
비당권파 "당권은 짧아" 사퇴 압박에 친청계 "당 흔들기" 반발
1인 1표제 공방도 계속…檢 보완수사권 존치도 쟁점 될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남ㆍ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2

[부자동네타임즈 = 조영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2일 선거 책임론을 고리로 한 거취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텃밭'인 호남을 찾았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택한 것은 연임 불가론 등 자신을 향한 공세를 정면으로 타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로 일컬어지는 상징적 지역이자 권리당원의 약 30%가 밀집해 당내 여론 지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곳으로 여겨져 온 만큼, 정 대표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표심에 직접 호소하는 한편 공천 갈등 등으로 돌아선 지역 민심을 수습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낮은 자세를 취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당의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겠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더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이 민주주의를 낳고 길러주셨듯 호남이 민주당을 낳고 길러주셨다"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경건하고 진지하게 성찰하겠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재명 정부를 믿고 국력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정청(당·정부·청와대)이 원팀, 원보이스로 똘똘 뭉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자신의 발언이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유럽 각국과 전방위적인 협력의 기반을 다져 대한민국의 신뢰를 더욱 높여 국위선양을 하시고 금의환향하시기를 기대하고 성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는 정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비당권파인 황명선 최고위원은 본인의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의지를 재차 밝히며 "우리 지도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말해 사실상 정 대표의 사퇴와 연임 포기를 압박했다.

정 대표의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 대표의 발언을 비틀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는 정치인이 하지만 평가와 판단, 그리고 심판은 국민의 몫이라는 진리 또한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친청(친정청래)계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강 최고위원의 발언 도중 깊게 한숨을 쉬는가 하면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선거 결과를 이유로 당을 흔들고 당원들의 선택보다 앞서 당의 방향을 정하려는 듯한 말과 행동은 결코 민주당스럽지 않다"고 정 대표 책임론을 '당 흔들기'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문 최고위원은 김 총리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김 총리를 향해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비하는 책임자가 연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하고 사진 찍는 것이 급박한 업무는 아닐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정치적 계산보다 국정 안정과 당의 단합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말씀처럼 민주당이 어려울수록 더 단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그런 포용력 있는 민주당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번 단결을 강조했다.

장외 공방도 가열되는 모양새다.

비당권파인 염태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대표의 전준위 구성 전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정 대표가 임명한 주요 당직자 동반 사퇴도 요구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 연임 불가론에 대해 "모두에게 개인이 판을 보고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강요하는 건 안 맞다"고 말했다.



계파 간 전선은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친명(친이재명)계인 전현희·김남희 의원이 1인 1표제의 보완 필요성을 주장하자 페이스북에 두 의원의 이름이 명시된 기사 제목을 인용하며 "1인 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다.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라고 적었다.

이에 김 의원은 "당 대표라면 당 의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 전에 적어도 소통하셔야 하지 않나"라며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전 의원도 "당 대표의 공개적 좌표 찍기 대상이 돼 밤새 쏟아지는 욕설과 문자폭탄을 받았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1인1표제 훼손죄'를 만들어 자당 소속 의원들을 실명으로 공개 저격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에 당원 1인1표제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며 "당원들이 이뤄낸 당원 1인1표제를 흔들고 부정하는 일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정 대표를 엄호했다.

문 최고위원도 "1인 1표제는 어느 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특정 세력을 위한 장치도 아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원칙을 제도 위에 바로 세운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1인 1표제 논란과 함께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도 전당대회 국면에서 하나의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고 적은 글을 게시했다.

전당대회를 겨냥해 강성 당원을 결집할 수 있는 메시지를 연일 던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와 관련해 "결론은 국회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전당대회 국면에서 예상보다 큰 파괴력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최고위 회의장 밖에서는 시민 10여명이 '광주전남 분노한다 정청래를 거부한다', '민주당 썩었다 도려내라 정청래'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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