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출범한 또 럼 공산당 서기장·국가주석 체제가 하노이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대형 개발·건설 사업을 신속히 밀어붙이는 가운데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주민이 느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간) 관영 베트남뉴스통신(VNA)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전날 지하철 1호선, 2호선, 8호선, 10호선, 14호선 착공식을 갖고 이들 노선을 2030년까지 모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1천300조 동(약 76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에서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 산하의 빈홈·빈스피드가 5개 노선의 설계·조달·시공(EPC)을 모두 맡았다.
이들 노선은 완공되면 하노이 내부·외곽의 여러 주요 도심지역, 노이바이 국제공항 등이 총 총 303.5㎞ 구간으로 긴밀히 연결된다.
착공식에서 부 다이 탕 하노이 인민위원장은 하노이 사상 최대 규모의 도시철도 투자인 이번 사업이 기존처럼 각 노선을 하나씩 짓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노이 전역에 철도망을 구축하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들 노선이 하노이의 다극·다중심 개발 모델의 핵심 기반이 돼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대중교통 중심 개발을 촉진하며 토지 가치를 높이고 지역 연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시 당국은 최근 승인한 도시개발 100년 마스터플랜에 따라 이들 5개 노선을 포함해 총 979㎞의 18개 도시철도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2035년까지 약 500㎞ 구간을 완공하고, 나머지 구간은 2035∼2045년에 지을 방침이다.
현재 일부 구간이 운행 중인 3호선과 5호선의 공사도 속도를 내서 우선 3호선 공사를 내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간 하노이에서는 대중교통이 빈약한 가운데 대다수 인구가 교통을 오토바이·자동차에 의존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져 왔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이들 사업을 통해 대용량 대중교통망을 단기간에 구축, 하노이의 교통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하노이시의 움직임은 올해 들어 럼 서기장이 주석까지 겸임하는 막강한 권력 체제를 구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성장과 효율, 관료주의 타파를 표방하는 럼 서기장·주석 체제가 신속한 의사 결정에 무게를 실으면서 각종 대형 건설 사업 등 허가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세수 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하노이 등지의 도시 재개발 사업도 대규모 '속도전'으로 바뀌고 있다.
하노이의 경우 도시개발 100년 마스터플랜을 통해 지하철 외에도 7개 신규 교량 건설, 고질적인 홍수 위험에 대비한 도로 확장·배수 시스템 개발 등의 계획을 내놓았다.
그간 급성장과 인구 급증으로 상당 부분 난개발 상태였던 하노이가 앞으로 20년간 추진할 도시 재개발 사업에는 2조5천억 달러(약 3천850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하노이를 관통하는 홍강을 따라 강변 110㎢ 이상 지역이 주거 단지·공원 등으로 탈바꿈하는 등 많은 지역이 재개발 대상이 되면서 기존 주민 수십만 명이 이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하지만 관련 공사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자기 집이 철거되는 주민도 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7억5천만 달러(약 1조1천500억원) 규모의 홍강 다리 건설을 위해 지난 4월 자기 집이 철거된 사업가 훙(51)씨는 AFP에 "당국이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보상금으로 100억 동(약 5억8천400만원)과 시골 땅 한 필지를 받았지만, 철거된 집 시세는 그 세 배였다고 밝혔다.
훙씨는 "도시에 새 다리가 생기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하노이의 이번 거대한 구조조정에서 고통받는 불운한 처지"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최대 도시인 남부 호찌민시에서도 하노이시와 비슷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가사도우미로 일하다가 은퇴한 호찌민시 주민 판(69)씨는 3대 10명이 함께 살던 4층짜리 집이 재개발로 철거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국의 보상비는 약 1만9천 달러(약 2천920만원)에 불과해 살 곳을 구하기 위해 돈을 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판씨는 "우리 가족은 예전에는 3대가 한 지붕 아래서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앉아 행복하게 살았다"면서 "이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모두 각자 다른 곳에 살고 있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저작권자ⓒ 시흥부자동네카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