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ARF서 北 대화 복귀 촉구…"韓의 대화·협력 노력에 호응 기대

북한이 러시아·중국과 밀착하며 다자 외교무대보다는 양자 외교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미국도 북한 문제를 외교 현안의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상황이어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까지 관망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RF 회의에는 북한 대표단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ARF 회의에도 가입 이후 처음으로 불참한 바 있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해온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다. 북한은 지난 2000년 가입한 뒤 역내 국가들과 접촉하는 다자외교 무대로 활용해왔으며, 의장성명을 둘러싸고 한국과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부터 외무상 대신 개최국 주재 대사나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를 수석대표로 보내며 대표단의 격을 낮췄고, 지난해에는 가입 25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당분간 ARF 등 다자외교보다 북러·북중 관계를 중심으로 한 양자외교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전략적 입지를 활용하고 있는 데다, 미국도 중동 문제 등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북한을 주요 외교 현안으로 다루지 않고 있어 북한 입장에서는 ARF를 통한 다자외교에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까지 관망 기조를 유지하다 필요할 때 다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등 국제정세 변화로 북러 관계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거나 북미 대화 여건이 조성될 경우 다시 다자외교 무대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역내 국가들과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여전히 우리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필수 과제"라며 정부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경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이 한쪽의 의지만으로는 결실을 볼 수 없는 만큼, 북한이 한국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협력 노력에 호응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 ARF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상당수 참석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지속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 및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대화 복귀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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